18부 — 흔들리는 세상
도시의 반응
증언이 세상으로 퍼져 나간 지 하루가 지났다. 도시는 술렁였다. 거리의 전광판에는 우리가 흘린 영상이 반복 재생되었고, 라디오와 휴대폰 방송에도 증언이 스며들어 있었다. 사람들은 모여들어 수군거렸다. “저건 뭐지? 진짜였던 거야?” “설계자가 만든 세계가 가짜였다니…” 많은 이들이 두려움에 떨었지만, 일부는 눈빛이 달라졌다. 그들의 마음속에 작은 불씨가 타오르기 시작한 것이다.
은서는 창가에 서서 거리를 내려다보았다. “드디어 사람들이 듣기 시작했어요.” 나는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설계자들이 이대로 두진 않겠지. 그들은 반격할 거야.”
분열의 시작
의사는 사람들을 모아 작은 모임을 열었다. 그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나는 실험에 가담했던 자요. 하지만 동시에 피해자였소. 나는 이제 증언자로서 살겠소.” 사람들은 놀랐지만, 몇몇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가 진실을 말한다면, 우리도 목소리를 내야 한다.”
노래하는 자는 거리의 한복판에서 노래를 불렀다. 쉰 목소리였지만, 사람들은 울며 따라 불렀다. 그 노래는 증언이자 선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설계자의 대변인이 미디어에 등장했다. 그는 차갑게 말했다. “그들의 말은 거짓이다. 허위 증언이다. 그들은 질서를 무너뜨리려는 반역자들이다.” 사람들의 표정은 갈라졌다. 믿는 자와 의심하는 자가 서로 충돌하기 시작했다.
설계자의 역습
그날 밤, 방송국이 불길에 휩싸였다. 설계자의 군세가 역습을 감행한 것이다. 지현이 총을 들고 달려왔다. “방송국이 공격받았어! 우리가 점령한 송출실을 다시 빼앗으려는 거야.” 행동하는 자는 주먹을 움켜쥐며 외쳤다. “놈들에게 증언을 지우게 둘 순 없다!” 우린 즉시 거리로 나갔다. 불길 속에서 설계자의 무리들이 도시를 장악하려 하고 있었다.
내부 증언자는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들은 내 동족이었지만, 이제는 내 적이다. 내가 직접 그들의 심장을 겨누겠다.”
불꽃의 확산
전투는 치열했다. 거리마다 불꽃이 일었고, 사람들은 두려움과 희망 사이에서 갈등했다. 기록하는 자는 건물 벽마다 글씨를 새겼다. “우리는 증언자다. 목소리는 꺼지지 않는다.” 노래하는 자는 피투성이가 되면서도 노래를 멈추지 않았다. 행동하는 자는 온몸에 상처를 입고도 쓰러지지 않았다.
은서는 녹음기를 높이 들어올리며 외쳤다. “들어라! 이것이 진실이다! 우리 모두가 증언자다!” 그 목소리는 확성기를 타고 도시 전역으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다시 한번 불꽃처럼 움직였다.
새로운 전장
우리는 가까스로 설계자의 역습을 막아냈다. 그러나 도시는 이미 불타고 있었고, 사람들의 분열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지현이 숨을 몰아쉬며 말했다. “우린 이길 수 있을까?” 나는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우린 이미 불꽃을 지폈어. 이제 설계자가 아무리 억누르려 해도, 증언은 사라지지 않아.”
내부 증언자가 차갑게 속삭였다. “하지만 진짜 전장은 이제부터다. 설계자의 심장부—그곳을 무너뜨리지 않는다면, 이 불꽃은 금세 꺼질 거다.”
우린 서로를 바라봤다. 모두 지쳐 있었지만, 누구도 물러서지 않았다. “18부는 끝났다. 그러나 새로운 전장은 이제 막 열리고 있었다.”
